CT(전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검사비(건강보험수가)를 낮춘 보건당국 조치에 대형병원들이 불만을 품고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이례적으로 병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인하됐던 영상검사비가 상급심에서 복지부가 승소하기 전까지는 원래대로 복귀돼 의료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됐다. 보건복지부의 부실한 행정처리 능력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된 셈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홍도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서울아산병원 등 45개 병원이 복지부의 영상검사비 인하 고시를 취소하라며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령상 복지부가 영상장비 수가를 직권으로 조정하려면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평가위)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절차를 거치지 않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CT의 건강보험수가를 15%, MRI의 경우엔 30% 가량 낮췄다. 지난 5년 새 CT와 MRI 검사 건수가 2배로 늘면서 환자들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복지부가 영상검사수가를 조정할만한 사유가 있다"면서도,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병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수가를 조정하면서 규정된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병원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져 영상검사비는 곧바로 인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인하 고시의 효력만을 정지한 것이어서 이미 시행된 인하가격에 대해선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복지부는 이러한 법원 판결에 당황하고 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재판부가 언급한 평가위와 관련된 고시 규정은 '평가위의 평가를 거쳐 결정 또는 조정할 수 있다'고만 돼있어 관행상 이를 거치지 안했다"며, "재판부가 지적한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고 관련 규정도 더욱 명확하게 개정하는 등의 조치와 함께 법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검토를 거쳐 항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가 소송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병원단체들이 소송을 유명 법무법인에 맡기는 등 초기부터 재판이 만만치 않으리라 예견돼왔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영상검사 가격은 최대 30% 비싸지게 됐으며, 복지부의 절차를 무시한 안이한 행정 때문에 건강보험은 한해 1291억원, 국민들은 600억원 가량을 더 부담하게 됐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1-10-24,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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