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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통합 '평등권침해-건강권침해 논란'
헌재, 최종변론 진행…양측 마지막 변론까지 열띤 공방
청구인 '재산·평등권 침해'-정부 '건강권 침해'

직장 건강보험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통합해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규정의 위헌 여부에 대한 마지막 공개변론이 지난 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등 7명은 "재정통합으로 소득이 파악되는 직장가입자가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며, "건강보험법 제33조 제2항은 직장가입자의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2009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33조 제2항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통합해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9년 2월 이 조항이 신설되자 제도 시행을 앞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고 일부 직장의료보험조합의 조합원들이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2000년 6월 건강보험 시행을 앞두고 헌재는 "소득형태와 소득파악률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이질적인 직장ㆍ지역가입자 집단의 통합에도 불구하고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 등을 위해 1년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며, "직장ㆍ지역가입자 사이의 부담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장치를 두고 있어 법 제33조 제2항은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이후 조합간 재정통합은 수차례의 연기를 거치는 난항 끝에 2003년 7월 뒤늦게 시행됐다. 하지만 직장가입자들의 공분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2009년 6월 의협 경만호 회장 등 6명이 다시 한번 헌재에 건보재정통합이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지난 8일 최종 공개변론에서 청구인측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는 소득 형태 및 소득 파악률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단일한 건보료 부과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 결과 소득이 파악되는 직장가입자가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 부과기준인 '건보료부과점수'는 직장가입자의 부과기준이 '보수월액'과는 달리 실제소득이 아니라 평가소득"이라며, "현행 건보료부과점수 산정기준은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정부) 측은 "지역가입자에는 경제적 약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고 근로자가 비근로자에 비해 소득수준이 대체로 높은 상황에서 재정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은 사회연대의 원리에 의해 정당하다"고 의견을 냈다.

또한 "재정통합 이후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이 크게 상승했고 현재 지역가입자의 소득을 추정하는 방식은 충분히 합리성이 있다"며, "실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가 부담하는 1인당·세대당 평균 건보료는 통계상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구인측 참고인으로 나온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는 건보료 부과체계의 부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부과체계가 다른, 지역과 직장을 나누고 지역은 자진신고를 통해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는 또 "건보재정 부족분은 상속세, 양도소득세 등 조세제도 개편을 통한 충당이 대안"이라며,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 부과체계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이해관계인측(정부측) 대표로 나온 이상이 제주대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구인 측 주장대로 건보공단 연구원장 재직시절 소득 단일기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봤지만 결과적으로 직장가입자들의 건보료 부담이 너무 커져 울며 겨자먹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는 공공성이 지나치게 낮아 정부 개입이 어렵다. 그나마 지금의 통합보험 체계가 보편적 의료복지를 실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건보재정을 분리하면 결국 영세자영업자, 노인,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의료혜택이 줄어 사회 양극화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가의 최종 진술을 끝으로 건보재정 통합 위헌여부를 둘러싼 3년간의 지리한 공방이 언제쯤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등은 헌재 앞에서 '의료민영화 중단과 건강보험지키기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국본은 "건보제도가 지금까지 발전하며 전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토대는 바로 건보재정 통합 때문이었다"며 "위헌결정이 나올 경우 직장과 지역의 재정이 분리되고 건보재정이 어려워져 결국 건강보험이 민영화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1-12-09,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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