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일괄약가인하의 추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참조가격제' 도입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정부가 일괄약가인하를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참조가격제'에 대해 언급을 해왔던 상황에서 건강보험약가와 관련된 해외사례나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약가인하제도 도입의 합리화를 위한 여러 근거들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유럽 재정절감정책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재정위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국가들도 재정 합리화의 목적으로 비용절감정책을 도입했다"며, "그 중에서도 약가인하정책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심평원은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도 국민 65%가 비싼 약이 처방된 경우, 더 싼 약으로 대체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소비자가 본인이 복용하게 될 의약품의 가격을 알게 된다면 스스로 더 저렴한 약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참조가격제'는 의약품을 성분․효능별로 분류해 그룹별 기준약가를 산정하고 기준약가의 2배까지만 건보급여를 인정하되 초과분은 환자본인이 부담토록 하는 제도로, 2001년부터 논의된 이후 참조가격제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특히,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류양지 과장도 지난해 열린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당시 "향후 도입될 참조가격제나 총액계약제가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고만 보면 제약산업에게 이번 약가인하는 한번 크게 아프고 지나가야 할 시기"라며 참조가격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10년간 지속될 수 있는 약가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복지부 산하의 약가제도협의체 또한 참조가격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괄약가인하가 본격 시행되기도 전인 상황에서 이처럼 참조가격제까지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이해도 되질 않는다"면서 "이미 제약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되고 있는데, 참조가격제마저 추진하면 아예 포기하는 제약사도 나올지 모를 일"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진국의 참조가격제는 학계와 시민단체조차도 국내 의료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환자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다, 제도의 효과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점에서 반대해온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괄약가인하를 강행한 정부가 '참조가격제'라는 카드마저 꺼내들지 추후 행보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2-03-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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