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료장비 수가차등화 등 규제…공동구매·공동사용 활성화
보사연 신영석 연구위원, 재정안정방안 보고서 공개
국민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이고 향후에도 제도개선이 없는 한 재정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만성 및 노인질환 관리 강화를 위해 '주치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적자 위기에 직면한 건보재정의 안정을 위해 목적세(건강세)를 신설하고, 현재 소득 대비 5.8%인 건강보험료율을 2015년까지 7% 이상으로 올리는 등 급속한 건보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정책보험실장(연구위원)은 지난 9일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중장기 재정전망 및 재정안정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 실장은 고령화와 저출산, 경제성장률 저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건보급여 지출이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건보재정 안정화를 위해 진료비 진불제도 개편과 함께 의료이용의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우선 경증 외래환자에 대한 본인부담을 높이고 중증 입원에 대한 본인부담을 낮춰 본인부담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병원급의 외래환자 유인 억제를 위해 선택진료료(일명 특진) 폐지와 상대가치 조정, 차등수가제 도입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산율은 의료의 질과 연계해 보상하고 선택진료료와 상대가치 조정 등에 의해 절약된 금액은 입원료 조정 등에 사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실장은 이와 함께 65세 이상 노인 및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등)자를 대상으로 한 주치의제도를 도입(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방식 적용)하는 한편 그 외 희망자에 한해 주치의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되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주치의제를 수용하는 의원은 계약에 의해 선택하되 현행보다 높은 수준의 '인두제'(일정한 수의 가입자가 특정 의료제공자에게 등록하고, 등록한 기간동안 이 의료제공자가 정해진 범위안에서 모든 보건의료서비스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진료비 지불방식) 개념의 만성질환관리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료자원 공급의 적정화 및 효율적 활용을 위해 현행 차등수가제처럼 일정 빈도 이상의 고가의료장비에 대해 수가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감가상각이 만료된 장비에 의한 촬영에 대해선 일정기간 동안 정상수가의 50%만 인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진료비 지불보상제도를 후적 보상 체계에서 사전적 보상체계로 변화시켜 각 병원이 비용절감동기를 갖고 불필요한 고가장비의 도입과 활용을 스스로 억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고가의료장비의 과잉공급과 비효율적 사용 규제를 위한 방안으로 '공동구매와 공동사용 활성화'를 제시했다. 고가의료장비를 통한 검사결과의 의료기관간 이동을 허용하고 이를 건보급여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실장은 이어 "국고지원은 일반회계 증가율에 연동해 매년 지원규모를 늘리되 그래도 부족하면 목적세를 신설해서라도 별도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예컨대 건강위해 행위에 대해 목적세인 건강세를 물려 건강위해소비를 줄이면서 수입을 늘리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진료비 증가에 대해 공급자의 책임 부과로 DRG제도와 총액예산제를 도입, 외래는 인두제를 통한 주치의 방식으로 예산 총액을 결정하고 입원은 DRG를 전면 도입하되 총액을 결정한 후 건수에 따라 사후가격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의원과 병원의 경영실태, 재무성과와 원가구조 등에 관한 객관적 자료와 특히 병원의 회계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총액진료비 계약제가 특정 진료영역(즉 보험진료)에만 적용될 때에는 비보험진료 영역으로의 대체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건보급여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이밖에 보장성과 수가, 건보료 수준을 연동해 보장성 규모와 수가 수준이 결정되면 건보료 수준이 자동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메카니즘(자동재정안정장치, Built-in stabilizer)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감한 건강보험료율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실상을 솔직히 알리고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등 여기저기 눈치보면서 마냥 미룰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2-05-1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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