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8일로 개원 한달을 맞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원장 추호경)에 본연의 업무인 '조정'과 '중재' 대신 총 2196건의 상담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에 따르면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이견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중재원은 작년 3월 확정된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을 근거로 올 4월 8일 설립됐다.
그간 의료사고를 둘러싼 환자와 의사의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이전에도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을 통해 구제받는 방법이 있었지만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거나 환자에게 불리하게 마무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의료소송 제기 건수는 지난 2000년 519건에서 2010년 871건으로 늘어났다. 또 1심 기간만 평균 26.3개월에 이르며 변호사 선임에 500만원이 넘게 드는 등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심각했다.
그러나 중재원이 출범한 만큼 앞으로는 의사나 환자가 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한 뒤 상대방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 조정이 시작된다. 의사, 검사, 민간단체 추천인 등으로 구성된 의료사고감정단의 감정을 거쳐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조정 결정과 중재 판정을 내린다. 조정에 걸리는 시간은 3~4개월이며 조정 신청액에 비례하는 수수료도 2만~16만원 선으로 법률 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지난달 개원 후 이 달 3일까지 중재원에는 총 2196건의 상담건수가 접수됐다. 하지만 실제로 조정 신청이 접수된 사례는 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재원 관계자는 "중재원은 4월 8일 이후에 발생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상담하려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아직은 절차 등을 묻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중재원이 '조정'과 '중재'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상담'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중재원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의사들을 설득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다. 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들은 이미 의료분쟁조정제도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의사들은 특히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할 경우, 각 병원들로부터 징수한 금액으로 대신 지불하게 한 손해배상금 대불제도와 분만 중 산모나 신생아 사망사고에 대해 국가와 병원이 분담해 보상하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사고에 책임이 없는 의사들에게도 책임을 지운다는 의미이다.
또한 의료인이 아닌 법조인이 감정단에 참여하는 것, 의사들이 진료기록의 조사, 열람 등을 거부할 경우 벌금이 부과되는 것 등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중재원은 당초 의사협회가 공개적으로 불참을 선언, 파행이 우려됐지만 의료계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참여하는 병원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재원 관계자는 "조정신청이 들어온 사건 중 2건에 대해 병원 측이 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동의 여부를 회신한 병원은 총 4곳이며 이중 2곳(사망 사건 1건, 가벼운 의료사고 1건)은 동의를 하고 2곳은 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또 "의협 등의 주장에도 충분히 경청할 만한 내용이 있다"며, "하지만 이 제도는 환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의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2-05-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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