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이 단기적 정치상황에 좌우되면서 집행되는 보장성 확대정책이 결국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건보 보장성지표는 각국의 제도 차이로 국제비교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장성 70%∼80%'의 목표가 강조되면서 건강보험의 급여결정을 정치영역으로 이동시켜 실질적 내용을 모호하게 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8월 경제동향 보고서(건보 보장성 확대과정을 통해 본 건보 성과지표와 의사결정의 책무성 문제: 윤희숙 연구위원)'를 통해 정치 논리가 우선시된 건보 보장성 확대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성과지표를 '건보 보장성' 대신 '고액의료비용 급여율'을 핵심지표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또 "책무성이 모호한 건강보험 의사결정 구조는 정부의 정책의지를 관철시키기 유리한 반면, 재량범위가 과다해 단기 정치상황에 손쉽게 이용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재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건보 보장성 확대정책은 단기적 정치상황에 좌우되고, 재원의 효율적 사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식대와 병실료 등을 급여화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식대 보장률을 다시 낮춘 것을 실례로 들었다. 건보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적 구호로 강조되면서, '의료비 충격으로부터의 보호'라는 건강보험 본래 정책목표와의 관련성이 상실됐다는 주장이다.
윤 연구위원은 "보장성을 몇% 확대한다는 것은 선거철마다 각 정치세력이 반복하는 공약이다. 건보 혜택이 정치 공약으로서 갖는 매력이 큰 상황에서 건보 관련 의사결정과정의 책무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는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불분명한 정부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역할을 재정립해 정부의 책임 하에 결정될 사항과 건정심에서 보험자와 공급자간 협상에 의해 결정될 사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즉, 사회정책적으로 주요한 사안을 이해당사자 그룹이 대거 포함된 건강보험관련 협상기구에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법률에 따라 행정부의 책임 아래 관련 결정이 내려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위원은 아울러 건보지출 상한, 건보료율, 급여포함 원칙 등은 사회정책적 중요성이 크고 사회복지의 근간인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결정이므로, 국가가 국민에게 책무성을 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연구위원은 건보재정과 관련, "건보재정은 국고지원금과 담배부담금을 제외하면 지난 2000년∼2010년까지 매년 3조∼6조원이 넘는 수준의 만성적자 상태를 보였다",며 "특히, 2005년 이후 건보급여 증가율은 12.9%인데 반해 건보료 수입 증가율은 10.9%에 그쳐 건보료 수입·급여지출간의 불균형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2-08-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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