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의료사고 대불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대불비용 부담액 등을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행정부는 김 모씨 등 병원 운영자 30명이 낸 '손해배상금 대불시행 공고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결정문을 최근 중재원에 통지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대불비용 부담자 조항이 평등원칙과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며, 원천징수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개설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대불비용 부담자 조항은 개설자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해 주고 피해자에게 신속한 손해배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서 개설자는 잠재적 손해배상책임자이고 환자는 잠재적 손해배상채권자이므로 그 본질을 달리하며 양자 간에 차별취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모든 개설자에게 대불비용을 부담케 하는 것은 개설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의료사고 발생과 경제사정 악화의 위험부담에 대비하기 위해 공동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최소 침해의 원칙이나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요양급여비용에서 대불비용을 원천징수하는 것은 대불비용의 확실한 확보를
위한 적절한 수단이며 대불비용을 확보하고 징수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얻어지는 공익이 대불비용 원천징수조항으로 제한되는 개설자의 요양급여청구권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결정했다.
다만, 대불비용 부과는 개설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정작용으로 볼 수 있고 대불비용의 부담액, 부담자의 범위, 징수 절차는 대불비용 부과 및 징수의 본질적 요소임에도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대불비용 부담액이 개설자의 재산권 실현과 관련된 영역으로 국회 스스로 결정해야 하거나 이를 법률로써 규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적어도 상한선만이라도 정하고서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중재원 관계자는 "행정법원의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 특히,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본질적으로는 위헌적인 제도가 아니라 다만 입법형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해준 점을 확실히 알았다. 이번 행정소송은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의료사고 피해자뿐만 아니라 보건의료기관에도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되는 제도라는 점이 제대로 홍보되지 못해 발생된 것 같아 오히려 안타까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중재원은 행정법원의 이 결정문에 대해 이 달 중으로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대불비용 부담자조항 등에 대해선 법원이 제시한 방향을 토대로 정부와 함께 대불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모씨 등 병원 운영자 30명은 지난해 6월에 중재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대불 시행 및 운영방안 공고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김 모씨 등 30명은 공고처분의 근거규정인 의료분쟁조정법 제47조2항과 4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밝히기 위해 행정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줄 것을 신청한 바 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3-0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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