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우리나라 건강수준과 보건의료성과의 OECD국 비교'
우리나라 보건의료 서비스와 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해외 선진국들보다 크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4대 중증질환은 물론 흔한 질환까지 포함해 보다 강력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2년도 OECD 건강데이터(Health Data)'와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등을 비교·분석해 도출한 '우리나라 건강수준과 보건의료성과 OECD국가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료비 공공재원 비중은 지난 2000년 48.6%에서 2011년 58.2%로 높아졌다.
우리나라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한 OECD 회원국들의 현황으로 미뤄 기대할 수 있는 정상수준(70.1%)보다 여전히 약 12%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공공재원 비중은 한 나라의 의료보장성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로 전체 의료비에서 조세, 사회보험 등 공공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반면 본인부담금 비중의 경우, 같은 기간 41.5%에서 32.1%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GDP 대비 기대수준(20.9%)의 1.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부담금은 의료비에서 공공재원과 실손형 민간보험 등을 제외하고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몫을 말한다.
지난 2010년 기준 20.3%인 우리나라 '미충족 의료서비스' 비율은 1인당 본인부담 비중에 걸맞은 수준(8.6%)의 무려 2.4배에 달했다. 미충족 의료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여러 이유에서 실제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험의 빈도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파악된다.
지난 2005년 미충족 의료수준이 17%로 당시 1인당 본인부담 보다 기대값(13.1%)의 1.3배 정도였던 것을 감안했을 때 5년 간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재난적 의료비' 지출이 발생한 가구의 비율(2.96%)도 공공재원 및 본인부담 비중을 고려했을 때도 다른 OECD 국가들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발생률(1.2%)의 2.5배 수준이었다. '재난적 의료비'는 한 가구의 가처분 소득 중 40%가 넘는 보건의료비 지출을 의미한다.
김혜련 보사연 연구위원은 "현재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가 좋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인 '인지된 건강상태' 역시 10년동안 뒷걸음했다"며, "지난 2000년 당시 실제로 인지된 건강상태 수준은 GDP대비 기대값보다 2.7%p 낮았는데 2010년에는 그 격차가 무려 24.9%p까지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는 OECD 회원국 등에 비해 공공재원 비중은 적고, 본인부담 비중은 커 미충족 의료수준과 재난적 의료비 발생가구 비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향후 저소득층의 진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4대 중증질환 뿐 아니라 발생빈도가 높은 질환까지 범위를 넓혀 정교한 보장성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고령화사회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1차의료 강화, 질병예방의 강화, 보완적 의료비 지불제도의 도입도 이 같은 맥락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