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료장비 과잉공급 해법, 품질관리 강화 필요'
병·의원급에 설치된 CT, MRI, PET 등 진단장비의 중고 비율과 평균 제조연한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급종합병원(20억2000만원)과 병원(7억8000만원)의 평균 구입가격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고장비 등 노후화된 장비는 화질 등 질적 문제를 초래해 의료기관간 중복촬영 등 과잉 이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장비에 관한 적정 공급체계 연구결과(연구책임자 이근찬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7~2011) CT·MRI·PET 장비대수와 급여 청구횟수, 금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CT는 1786대에서 1825대로 2.2% 증가했고 MRI는 853대에서 1113대로 30.5%, PET은 113대에서 182대로 61.1% 늘어났다. 또 CT·MRI는 전체 보유장비의 67.5%, 62%가 병·의원급에 분포됐고, 병·의원의 중고장비 비율과 제조연한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CT의 34.2%가 구입당시 중고장비이며, 이중 94.8%가 병·의원급 장비였다. 20.6%의 MRI는 중고장비로 구입하고 이중 87.3%가 병·의원급에 설치돼 있다. CT의 평균 제조연한은 상급종합병원이 5.1년, 종합병원 4.7년, 병원 7.3년, 의원 8.4년이다.
상급종합병원 위주로 초기 구입이 이뤄진 뒤 재구입을 통해 최신 장비로 교체된 반면, 병·의원급에서는 중고장비를 구입하거나 신품 구매 후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평균 제조연한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MRI와 PET의 종별 평균 제조연한 차이가 1년 이하로 유사했다. 의료기관 종별 장비 보유율은 CT와 MRI는 병원급, PET은 종합병원이 높았다.
CT는 상급종합병원 4.3대, 종합병원 1.5대, 병원 1.0대, 의원 1.0대를 보유, 최근 4년간 상급종합병원 19.4%, 종합병원 7.1% 증가했다. MRI는 상급종합병원 2.8대, 종합병원 1.3대, 병원 1.1대, 의원 1.1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PET은 상급종합병원 1.6대, 종합병원에서 1.1대, 병원과 의원에서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CT는 상급 기관일수록 장비구입 가격이 높았고, MRI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의원 △병원 순으로 높았다. PET의 경우 병원의 장비구입 가격이 높았다. 2011년말 기준 특수고가의료장비 구입금액은 CT가 평균 5억1000만원이었다. 신규장비는 6억6000만원, 중고장비는 1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12억2000만원 △종합병원 8억2000만원 △병원 2억8000만원 △의원 2억8000만원으로 상급 기관일수록 CT 장비의 구입가격이 높아졌다.
MRI 장비 구입가격은 평균 11억3000만원, 신규장비는 12억4000만원, 중고장비는 5억8000만원으로 분석됐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20억2000만원 △종합병원 13억2000만원 △병원 7억8000만원 △의원 8억9000만원으로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의 평균 구입가격의 차이가 2배 이상 났다는 설명이다.
이는 현행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의료제공자는 장비의 가동시간과 촬영횟수를 늘리고 장비 구입가격과 유지관리비용을 낮출수록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PET 장비 구입가격은 평균 22억6000만원 선이다. 신규장비는 22억9000만원, 중고장비는 15억1000만원이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25억3000만원, 종합병원 21억2000만원, 병원 28억2000만원, 의원 13억6000만원으로 종별 평균 구입가격 차이가 CT나 MRI보다 적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기관 중심으로 의료공급이 이뤄지므로 의료장비 등 의료자원의 과잉공급이 자율적으로 조정되기는 어렵다"며, "도입규제 영역에서 공급 조절기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행 의료장비 수가 보상체계는 신・중고 및 장비 성능에 따른 구분 없이 동일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입장에 따라 구입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고장비를 구입할 유인이 커 중고장비와 노후화 장비에 대한 품질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