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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제도 개선 '의-정 대립'
복지부, '조정참여율 제고 위해 법개정 필요'

의료계, '참여 의무화시 위헌시비·부정적 인식 심화' 우려

올해 4월 현재 시행 1주년을 맞은 의료분쟁조정제도 개선방안을 놓고 보건당국과 의료계 관계자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는 조정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선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의료계는 참여를 의무화하면 위헌시비와 더불어 의사들의 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주최(후원 보건복지부)로 지난 25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1주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과 이동욱 의사협회 의료분쟁조정법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은 토론자로 참석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방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이날 곽순헌 과장은 "조정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선 의료분쟁조정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 법개정이 필요하다"며, "다만, 일방적으로 법개정을 하면 마치 의료인에게 제도 이용을 강제하는 것처럼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현행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8항의 '피신청인이 14일 이내에 참여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각하'를 삭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피신청인은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등으로 조정절차에서 빠져나갈 길이 마련돼 있어 법리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동욱 전문위원은 "의료분쟁조정절차는 쌍방에 합의를 권유하고 적정한 합의안을 제시해 분쟁 해결을 시도하는 절차"라며, "의사를 피의자 취급하고 일방적·강제적 규정을 범에 명시함으로써 의사들이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피해의 신속, 공정한 해결이라는 합리적 의료분쟁조정절차의 정착에 장해 요소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또 "일부 주장처럼 보건의료인의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생각으로 제도를 정착시킬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시벌적 조항을 두고 조정 참여를 강제하겠다는 것은 위헌조항이 될 것이고 의료계의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측 관계자는 감정위원 구성에 있어 의료인보다 비의료인이 다수 참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이 극명하게 달랐다.

이동욱 전문위원은 "의료인들이 제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부분이 분쟁조정절차에서의 감정의 신뢰성이다. 의료행위에 대한 과실감정이 전문가인 의료인 2인과 비전문가인 비의료인 3인으로 구성돼 있다"며, "비의료인은 의료행위에 대해 객관적 사실규명 능력이 없음에도 과실여부를 판단하는 권한을 갖겠다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하고 모순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의료인 2인의 견해가 다를 경우, 다수결로 과실유무를 결정하게 돼있는데 비전문가들이 귀동냥으로 투표하는 것은 객관적 실체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먼 시스템"이라며, "의사감정위원 자격도 2년의 짧은 경력만으로 가능하게 돼 있어 감정절차의 전문성과 중요성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곽순헌 과장은 "감정위원 구성에 비의료인이 다수 참여한 것은 '의사가 의사를 재판한다'는 식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구성비"라며, "일종의 '의료배심'으로 형사소송에서도 법관이 아닌 일반인에 의한 국민참여재판이 활용되고 있다"고 대응했다.

또 불가항력 분만사고의 보상비용 부담에 대한 내용도 양측간 차이를 보였다. 이동욱 전문위원은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관련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인의 분담을 강제한 것은 민법상의 과실책임원칙에 어긋난다"며, "이 제도는 국가의 모성보호의 헌법적 의무에서 기인한 국가보상사업으로 의료인에게 분담을 강제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국가가 부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곽순헌 과장은 "불가항력 분만사고 분담은 의료인 측의 강력한 주장으로 입법화된 것이고 기금 재원 분담도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책임 차원이 아닌 의료인의 위자료 지급 관행을 양성화해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액지원은 타진료 과목과의 형평성, 무과실로의 도피, 제도의 지속가능성 훼손 등을 사유로 수용이 곤란하다"며, "출산지원 차원의 별도 예산사업으로 추진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해배상대불금제도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동욱 전문위원은 "현행 민사소송도 판결액만 결정할 뿐이지 지급을 강제하는 것은 일반적인 민사소송법의 절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신용을 우려해 결정된 합의금에 대한 대불업무까지 의료인을 상대로 강제하는 것은 위헌적이고 과잉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곽순헌 과장은 "형평성 등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쟁의 조기종결, 의료기관 개설자의 부담 감경 등 장점이 많은 제도"라며, "'부담금'이라는 것과 관리주체가 중재원이라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면 관리주체를 의료인단체나 의료기관단체로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불비용을 예치금의 성격으로 봐 폐업 등 사유발생 시 일정부분 환급해 주는 등의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의료인들이 대불제도 자체를 극구 반대한다면 책임보험 강제가입제도로 언제든지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3-04-26,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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