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건의료 규제완화 정책이 사실상 의료민영화 시도라는 일반 국민들의 지적이 높아지자 보건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이영찬 보건복지부차관은 17일 오후 서울 계동청사 복지부 기자실을 찾아 "원격의료,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허용이 영리의료화나 영리산업 육성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며, "(영리병원, 의료민영화 등을 진행하려는) 의도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현재 비영리법인인 서울대병원법인 등은 자법인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 중이지만 이를 영리병원이라 하지 않는다"며, "비영리성 여부는 의료법인 자체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자법인 허용 또는 영리성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복지부 설명에 따르면 서울대병원법인은 SK(49%)와 합작투자를 통해 건강관리서비스 기업인 'Health Connect(주)'를 자회사로 보유(지분 51%)하고 있다.
또 연세대법인은 ㈜안연케어, ㈜ 와이에스피시 등을 설립, 출자해 장례식장업, 의료용품 판매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법인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의료법인의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다면 영리추구 금지 목적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차관은 의료기관이 환자진료에 소홀해지고 영리사업에만 치중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의료법인은 소규모 업종을 직접 수행하고 자법인을 설립·운영할 경우 전문경영인에 의한 부대사업 수행이 가능하다"며 "무분별한 자법인 설립을 예방하기 위해 출자비율 제한 등 남용방지 장치도 충분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법인 운영에 따른 수익은 의료기관 시설투자, 종사자 처우개선 등 의료기관 운영에 다시 돌려 환자진료라는 본연의 목적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차관은 "원격의료의 경우 당초 의사협회에서도 영리산업과 관련이 없다면서 복지부가 오해하고 있다고 얘기했을 정도"라며, "투자산업 활성화 방안 역시 굉장히 한정적이고 영리 산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해가 많다는 얘기들이 있어서 기획재정부 쪽에도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며, "적절한 시점에 (기재부에서 영리병원,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투자 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법인약국 개설 등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에 속한 대형병원은 자법인을 둘 수 있었던 것처럼 의료법인들도 자법인을 둘 수 있도록 형평성을 맞추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던 현행 약국개설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법인약국 설립으로 동네약국이 피해를 입고 결국 환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이 차관은 "법인약국 도입이 바로 대형법인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약국 형태는 법인의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약국을 허용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에도 비영리법인에서 주식회사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간 합병을 허용했을 때 대형병원의 M&A로 중소병원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도 대해서도 설명했다.
대형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대부분 학교법인 또는 특수법인(국립대병원)으로 의료법인과 합병은 불가능하며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상법상 M&A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합병 여부는 시도지사 허가를 거치도록 해 관리·감독할 계획이라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 차관은 "정부가 의료기관에 원격의료 등을 하라고 장려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할 수 있도록 열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진흥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나 사회에서 허용될 수 있도록 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도 "사업 다각화, 법인합병 등 그간 병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요구를 서비스 활성화 대책에 반영한 것"이라며, "환자와 종사자 편의증진에 국한된 사업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정책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의협과의 관계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간 협의체를 만들어 부작용을 논의하고 건강보험 적용, 수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3-12-17,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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