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에 강경 기조로 일관했던 정부가 의협 측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법대로 엄단' 방침을 천명했던 정부가 대화에 나서는 데는 의료현장의 휴진 확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차 휴진에 불참한 서울대·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 전공의들은 24일부터 6일간 2차 휴진 동참을 결의했다.
특히, 정부가 대화 기한을 2차 휴진 돌입 나흘 전인 20일로 못박은 것은 의협 내부 의견 수렴에 걸리는 시일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담화문을 통해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협의 집단휴진 강행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국민들도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 달 20일까지 대화를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 것이 최선인지, 의협이 무엇을 원하는지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도 "의료계가 당장 휴진 철회 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대화하기 전에 전제조건을 달기보다 집단휴진은 막자는 공통적 인식 아래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의 입장은 그간 '휴진 철회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것이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가 마비되는 사태는 반드시 피해야할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이 같은 정부의 '유화' 제스처를 의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20일까지 일주일 남짓 동안 양측이 주요 쟁점에서 얼마나 원만한 타협점을 도출하는지가 2차 집단휴진을 막기 위한 관건이다.
만약 2차 휴진 예정일인 24일 이전에 의협과 정부가 추가 대화를 통해 중재안을 마련한다면, 의협은 이에 대한 회원들의 동의 여부를 투표를 통해 묻고, 그 결과에 따라 2차 휴진 실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시점 '뜨거운 감자'
이번 의료계의 집단휴진에 근본 원인으로 부상한 원격의료 사안은 새로 재개될 2차 의·정 대화에서 양측이 한 발 나아갈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의협은 그간 원격의료가 오진의 위험성을 높이고 의료의 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며, 관련 의료법 개정에 앞서 시범사업을 실시해 안정성과 유효성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정부는 개정안에 명시된 6개월간의 시범사업 기간 충분히 검증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홍원 총리는 "원격의료와 관련해 의협에서 걱정하는 사안들에 대해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법개정 전에 시범사업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의료법 개정안의 상정을 유보하기도 했다.
◇'의료 영리화' 우려 해소…안전장치 마련해야
이와 함께 의협은 투자활성화대책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 의료 분야를 제외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의료법인의 영리목적 자법인 허용 등이 의료의 영리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번 의·정협의체인 의료발전협의회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의협 양자간의 대화로 이뤄졌는데 투자활성화대책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모두 기획재정부 소관이라는 점에서 복지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도 제한적이었다.
재개될 의·정 대화에서 관련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의료 영리화'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지의 여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건보제도 개선안, 구체화 여부
의협의 핵심적인 요구 사항 중 하나는 '의사에게 싼 값 진료를 강요하고 환자에게는 높은 비급여 진료비를 부담시키는' 현행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하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건보제도 개선과 관련, 의료발전협의회에서도 '현행 일부 수가체계가 진료과목 간·의료행위 간 불균형 등의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에 상호 공감'하고 재정소요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의협 집행부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명확한 '이행 시점'이 담보되지 않은 점을 내세워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보였다. 따라서 향후 의·정 대화에서 양측이 건보제도 개선에 대해 이행 시점을 포함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4-03-13, 15:45
- Copyrights ⓒ 인터넷중소병원 & ihospital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