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라는 미사여구로 '원격의료 허용'과 '의료법인 해외진출 지원(영리 자법인 허용)' 등의 규제개혁과제를 발표했으나 이는 '잘못된 규제개혁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 현장건의 후속조치 계획' 중 현장애로 규제와 유망 서비스산업 규제 48건에 대한 분석을 실시, 그중 잘못된 규제개혁 10대 사례를 15일 발표했다.
경실련이 선정한 10대 사례는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인 해외진출 지원 △학교 주변 관광호텔 입지 허용 △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금융 PEF 관련 규제 개선 △중소·중견기업 가업 승계시 세제지원확대 △외투기업 세무조사 애로 해소 △관광 면세한도 상향 △외국교육기관 어학연수 허용 △여수산단 공장 부담 경감 등이다.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올해 6개월간(4∼10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국회입법 과정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원격의료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원격진료는 대면진료와 비교해서 효율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확보되지 못했으며, 의료서비스의 질도 떨어진다. 정부가 직접 원격의료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355억원 규모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도 원격의료의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원격의료의 일반화는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진료를 약물조절에만 의존하게 만들어, 합병증을 놓치거나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동네의원에 전면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병원의 입원환자로 대상을 확대할 경우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아울러 의료법인의 자(子)법인 설립이 가능하도록 자법인 설립요건과 절차 등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하고, 투자초기부터 해외진출 완료 시까지 자법인 설립, 현지 정보제공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해 의료기관 해외진출 분야에서 자법인 설립사례를 조속히 창출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규제개혁의 실제 내용은 '의료법인 해외진출 지원'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내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합법화'하는 조치이다. 의료기관의 영리화는 공적 의료체계를 훼손할 수 있는 과도한 완화조치"라고 혹평했다.
경실련은 또 "의료서비스는 공공재적 성격을 띠므로 의료법에서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영리자회사를 만들 경우, 수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을 통해 사기업으로 빠져나갈 것이며, 환자 진료 자체가 영리자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왜곡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은 영리자회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주차비, 장례비, 병실료, 간병비 등 각종 비용을 높이게 될 것이며 특히,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특정 대형병원 중심으로 의료체계가 재편되는 등 의료양극화가 심화돼 건강보험 중심의 공적의료체계의 근간이 훼손될 것이라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따라서 정부가 의료법인의 해외진출시 비영리법인으로 인한 활동제약을 해소할 목적이라면 제한적 허용이 검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규제개혁은 공익 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엄밀한 평가 없이 모든 규제를 악으로 규정하는 마구잡이식, 기업 민원 들어주기 식의 규제개혁은 심각한 문제"라며, "규제개혁은 효과와 혜택이 전국민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4-04-15, 14:12
- Copyrights ⓒ 인터넷중소병원 & ihospital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