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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2012년도 재무제표 분석
복지부, '회계처리 개선 요구 관련 고시개정 지연
대형종합병원 35개소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해 경영이익을 축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 대형병원들은 경영이익을 축소한 상태로 건강보험수가 인상과 영리자회사를 통한 부대사업 확대 등 수익창출을 위한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감사원은 이 같은 병원들의 회계처리 문제점을 개선할 것을 지적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9개월 째 관련 고시 개정을 미루고 있다. 병원들은 적자 등을 이유로 매년 수가인상을 요구해왔다.
26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2012년 대형병원(상급종합)경영이익 축소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개 상급종합병원 중 35곳(81%)이 준비금을 비용으로 처리해 70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축소했다.
이들 병원들은 의료사업에 필요한 건물, 토지, 의료기기 매입 등을 위해 장부상으로 적립하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6027억원과 병원을 소유한 재단(교육, 사회복지 등)의 목적을 위해 병원이 재단에 전출하는 '고유목적사업비' 1026억원을 모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해 공시했다.
조사 대상 병원 중 35곳은 2012년 11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지만 이들 항목의 비용 처리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57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는 것이 경실련의 분석이다. 이들 항목을 비용으로 계상하지 않은 병원은 43곳 중 8곳 뿐이었다.
경실련은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시스템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12년 재무제표를 조사·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법인의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건물, 토지, 의료기기 등 고정자산 취득을 목적으로 적립하는 금액이며, 고유목적사업비는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법인으로 전출한 금액을 가리킨다.
경실련은 또 현행 의료법에서 병원 경영의 관리감독을 위해 회계자료를 복지부에 제출토록 명시돼 있는데도 공개되지 않고, 외부감사와 공시에 대한 의무규정이 없어 자료의 신뢰성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부실한 경영자료를 근거로 한 수가 계약과 영리자법인 부대사업 허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복지부는 최근 5년간 비용 과다 계상을 통한 병원 경영 왜곡 실태를 조사하고, 건강보험수가 협상을 전면 재검토해 부당하게 지출된 건보재정을 환수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병원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영리자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확대는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자료에 근거한 것이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정 규모 이상 종합병원에 대해선 외부감사와 공시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특히, 의료기관의 재무제표는 건보수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에 협상 자료로 활용하도록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실련의 주장에 대해 대한병원협회는 "회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과장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복지부는 현행 의료기관 회계기준을 제시하며, 경실련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의료기관 회계기준은 법인세법을 준용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또는 고유목적사업비에 대해 비용으로 처리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계정을 비용으로 처리해 당기순이익이 줄고, 부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반영해 비용이 아닌 이익잉여금처분으로 처리토록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급종합병원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영리자회사를 통한 부대사업 확대 등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의료법인 중 상급종합은 2개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의료법인은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와 자법인 설립 허용은 수익사업 수행방식에 있어 타 비영리법인과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9월 고유목적사업비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잉여금으로 처리토록 한 '재무제표 세부작성방법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지만 아직까지도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곽순헌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대형병원들의) 이의 제기가 많아 논의가 좀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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