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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시범사업 '오리무중'(?)
의-정 의견충돌 속 갈등 골 깊어져
복지부, 24일까지 의협에 시범사업 방안 제시 요구

보건당국이 24일까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의사협회가 제시하지 않으면 원격모니터링 중심으로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지만 독자적인 강행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시범사업 시행이 의사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의협 측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건당국도 인정하고 있다. 정확한 평가와 수가산정, 문제점 등을 보완하려면 의료기관 중 의원급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시각이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3월 의협은 원격의료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휴진 투쟁을 전개했고, 정부는 관련 법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의협과 공동으로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놨다.

정부가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자, 의협 측이 반발했고, 양측은 3월 3월 시범사업 후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곧바로 파국으로 치달았다.

의정합의가 이뤄진 같은 달 정부가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원격의료 도입을 뼈대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의협이 의정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의정합의가 유효하다고 강조했지만 갈등은 풀리지 않고 잠재됐다.

특히, 의협 대의원들은 원격의료 전면 저지를 공언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정부와 시범사업을 협의한 것 등을 문제삼아 탄핵시켰고, 시범사업 논의는 이때부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와 의협은 회장 탄핵 등에도 불구하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추진 주체가 동력을 잃었고 또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의료계 내부 반대가 분명해지면서 시범사업은 힘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당초 4월부터 시행키로 했지만 5∼6월을 넘겨 복지부가 독자 추진을 선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그 과정에는 세월호 침몰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한 잠정적 정책중단 국면도 일정 부분 기인한 점도 사실이다.

최근 복지부는 24일까지 의협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원격모니터링 중심으로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지난 3월 의정간에 합의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편 등 38개 과제의 추진도 모두 잠정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협은 지난 21일 오후 예정돼 있던 '원격의료(모니터링) 시범사업 설명회 및 긴급 대표자회의'를 취소했다. 지난 16일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복지부에 원격의료 시범사업 설명회를 공식 요청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이뤄진 돌연 취소다.

의협은 설명회를 통해 내부 의견을 취합하고 23일까지 시범사업에 대한 입장을 결정한다는 복안이었지만 의료계 내부 반대에 자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원격의료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 현재 입법 발의돼 있는 원격의료 법안을 국회에서 반드시 저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을 통한 원격의료 입법을 차단하지 않고 국회로 투쟁 무대를 옮겨 입법을 저지하겠다는 의협 측의 전략 변화가 암시되는 대목이다.

의협은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의료정보 유출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원격의료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특히,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기회가 줄어 오진 위험성이 크고 의원급을 찾는 환자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지역의료체계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상대적으로 의료기관의 혜택이 적은 의료소외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원격의료를 의료산업 육성의 핵심으로 삼고 의료법 개정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결정의 시한은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만의 하나, 의정간 의견충돌이 더욱 장기화된다면 시범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편 보건의료계는 지난 22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의료 영리화 저지를 위한 공동 간담회'를 갖고 의료영리화 저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와 야당은 이날 6.4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1일 복지부가 영리자법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부대사업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는 등 의료영리화 정책을 강행한데 대해 강력 규탄했다.

참가단체등은 "국민 70%가 의료영리화정책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영리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 제정과 부대사업 범위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등 의료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대표적인 의료영리화 정책을 국민여론 수렴과 국회 입법권 조차 무시한 채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4-07-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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