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민영화·영리화'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반대한 보건의료단체들을 사실상 압력성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2일 입법예고 절차를 마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의료법인에게 영리사업을 허용해 줘 의료민영화를 모법인 의료법 개정 없이 시행규칙 개정으로 강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로부터 압력성 협박을 받은 보건의료단체들은 지난 22일 새정치민주연합-보건의료계-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 개최한 의료영리화 반대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들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는 보건의료노조와 의약 5단체 등으로 복지부가 의약단체들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부가 야당이 주최한 간담회에 의약 5단체 대표가 참석한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이 단체들과 정책협의 중인 모든 회의를 취소하고 '개정안에 반대하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사실을 각 단체로부터 들었다"고 공개했다.
김 의원이 '의료단체에 대한 압력행사'의 근거로 꼽은 건 의협에 대한 복지부의 '의정합의 이행 논의 중단' 선언이다. 복지부는 최근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과 관련해 의협 쪽에 24일까지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더이상 협의하지 않겠다고 통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또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는 선택진료를 감축하면서 의료수가 협상을 복지부와 진행해야 하는데 이 회의가 다 취소됐다고 들었다"며, "복지부의 이 같은 태도가 의료민영화 반대 입장 때문이라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최근 의료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각 단체와의 정책협의에 관한 지시를 내린 바 없다. 의협과의 의정합의 이행 중단은 의협이 먼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합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강행 관련 논란은 법제처에서도 불거져 나왔다. 복지부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 가능 여부를 비공식적으로 질의한 공문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공개한 법제처 공문에 의하면 법제처는 복지부에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가능 여부에 대해, "환자의 편의 제공에 해당한다면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환자와 종사자의 편의에 해당한지 여부는 관련 법 조항 전체와 입법취지 등을 고려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의견을 보냈다.
이는 복지부가 의료법 시행규칙을 통해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자회사 허용이 의료법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제처가 답변을 유보한 셈이다.
통상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예고 절차가 끝나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국민편익에 규제가 되는지를 선(先) 심사한 뒤 심사를 통과하면 그 후 법제처로 넘어간다. 법제처에서는 시행규칙 개정안이 법을 위반하는 지와 타법과 충돌하는 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법제처가 법안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 차관회의를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하지만 복지부가 규개위 심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법제처에 비공개 형식으로 법안에 대해 사전 의견을 요청한 것은 복지부가 개정안에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성주 의원은 "복지부도 법제처에서 뭐라고 할지 걱정을 하고 미리 한번 물어 본 건데 법제처가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구체적 답을 해주지 않았다"며, "법제처가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으므로 법제처도 법 위반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정부의 의료기관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 자법인 설치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방침을 둘러싸고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찬성하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의료영리화의 일환이라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야당은 국민들 절대다수가 반대한다는 확인할 수 없는 주장과 함께 정부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의료영리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 것이야말로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혹세무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정의 발목을 잡기 위해 펼치는 정치공세와 정치파업은 국민의 불편과 불이익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당하지도 않다"며, "새정치민주연합과 전국보건의료노조는 국민들과 의료계의 불안을 더 이상 가중시키지 말고 의료선진화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반대하며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 불통과 독단을 멈추라"며, "국민이 반대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약 정부가 야당과 의료계, 보건의료노조의 반대에도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강행한다면 그로 인한 저항과 파업 등의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간단한 정부 가이드라인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추진하는 의료영리화는 상위 법령인 의료법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완전히 무시했다. 정부가 행정 쿠데타를 전개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4-07-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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