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연구진이 의료진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분석하는 자연어 처리(NLP) 기반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소아 응급환자를 조기에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 상급종합병원 소아 응급실을 방문한 18세 미만 환자 8만7,759명의 전자의무기록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활력징후 중심 분류와 달리 실제 시행된 검사·치료 여부를 기준으로 응급·비응급을 재분류했다. 응급환자는 혈액·소변 검사, 정맥 수액, 흡입 치료, 응급 약물 투여, 입원 중 하나라도 시행된 경우로 정의했고, 비응급은 검사나 치료 없이 경구약 처방 후 귀가한 경우로 분류해 실제 치료 필요성을 반영했다.
모델 개발에는 한국어 의료 특화 자연어 처리 모델 KM-BERT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 기법이 적용됐다. 연구진은 의료진의 자유기술형 의무기록을 대상으로 마스크 언어 모델(MLM) 사전학습을 추가해 의료 문맥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임상 기록에 담긴 증상 표현과 진료 내용을 정교하게 해석하도록 설계했다.
성능 평가 결과, 딥러닝 기반 자연어 처리 모델(KM-BERT with MLM)은 AUROC 84%, AUPRC 88%를 기록하며 기존의 머신러닝 모델들을 상회하는 예측력을 보였다. 또한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인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와 비교해도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연구를 이끈 배우리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은 “의료진이 전자의무기록에 남긴 주요 증상과 표현을 AI가 분석해 응급환자를 판단하는 과정이 실제 응급의학 전문의의 판단과 유사한 기준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응급실에서는 환자 상태를 신속히 판단해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모델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조기 선별을 가능하게 해 응급실 운영의 효율성과 환자 안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소아 환자의 응급실 방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재방문 비율이 높은 점을 이번 연구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소아는 성인보다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조기 식별이 특히 중요하며, 응급실 과밀화 상황에서는 진단과 치료 지연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임상 기록 기반 AI 모델은 한정된 의료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응급실의 대응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진은 다기관 검증과 실시간 임상 적용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과제로는 모델의 다기관 일반화 가능성 확인, 임상 워크플로우와의 통합, 모델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 확보, 윤리적·법적 고려사항 검토 등이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서울아산병원 연구진 및 의료인공지능 기업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04-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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