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24일로 신종인플루엔자 위기대책이 가동되기 시작한 지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향후 H5N1 등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전염병에 대한 분야별 추진과제를 내놨다.
당초 대유행 우려를 낳았던 신종플루 위기는 예상만큼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1년 만에 정상화됐으나 우리 사회의 공중보건 재난에 대한 대처능력을 재점검할 기회를 제공했다.
2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8일 국내에서 신종플루 추정환자가 처음 발생해 나흘 뒤 확진을 받은 이래 현재 모두 75만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의심환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356만건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대략 150만명 정도의 실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신종플루가 확대일로에 놓였던 지난해 8월15일 처음으로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 이래 모두 252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신종플루 치명률(0.017%)은 일반 계절독감의 치명률인 0.1%보다도 떨어진다. 지난해 11월엔 확진환자를 기준으로 한 신종플루 치명률이 0.03%인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실제 대부분의 환자가 일반적인 대증치료와 적절한 휴식으로 완치될 수 있었고 항바이러스제 투약도 불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계절독감보다 더 위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초기대응과 예방접종, 항바이러스제 투여 등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감염률이나 치명률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플루는 주로 65세 이상 노인이 사망하는 계절 독감과 달리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이 높다는 특징을 보였다. 전체 사망자 252명 가운데 영유아 13명, 학생 11명을 포함 64세 미만 사망자가 54%를 차지했다.
한편 올들어 15주째인 지난주(4월 5∼11일) 인플루엔자 유사환자 분율(ILI, 표본감시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유사환자수)은 20.5명으로 15주차 15.3명보다 33.8% 늘어났다.
이는 인플루엔자 B형을 중심으로 한 계절독감 유행에 따른 것으로 각종 유행지표를 보면 사실상 국내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거의 소멸 단계에 이르렀다.
신종플루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A 검출률은 2.3%에 그쳤고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투약도 하루 1000∼2000건 수준이며 사망자도 2주 연속으로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4월28일 신종플루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한 뒤 `경계'와 `심각' 단계를 거쳐 1년여만인 지난 1일을 기해 가장 낮은 위기단계인 `관심'으로 돌려놓은 상태다.
특히 이번 신종플루의 유행은 확진자가 1명도 없었던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때와는 달리 환자관리, 유행관리 부문에서 공중보건 위기 대책에 상당한 과제를 남겼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중순 북미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자 4월24일을 기해 환자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검역을 강화하고 위기분석 대응체계를 운영하는 등 공식적인 대책에 들어갔다.
복지부 관계자는 "초기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거점병원 운영, 백신접종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신종 전염병이나 이와 관련된 재난관리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취약 공공의료 보강 나선다= 보건당국은 공항과 항만을 통한 신종플루 방어벽이 무너지고 8월경 지역사회까지 질병이 확산되자 전국에 치료거점병원을 지정해 환자를 치료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병원들이 거점병원 지정에 반발하는 등 많은 진통이 따랐다.
대형병원들은 건물 내부가 아닌 컨테이너에서 진료를 실시해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병원균을 차단할 수 있는 국가격리병실도 부족했으며 공공병원의 진료 인력이 부족해 있는 격리병실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국가격리병상은 5개 병원에 197개에 그쳤다. 정부는 뒤늦게 격리병상을 마련에 나섰는데, 장기적으로 14개 병원에 442개(음압 격리병상 89병상 포함)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에 이어 국가적인 전염병 위기상황 때마다 병상 부족이 거론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내 공공의료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체 병원중 공공병원은 6.7%에 불과하며 병상수(입원 정원) 기준으로도 12.1% 정도다. 이는 민간이 의료를 주도하는 미국이나 일본의 공공의료 비중이 30%인 것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신종플루처럼 전염률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전염병 유행 시 국공립 의료기관의 역할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특히 지방환자 분산 효과에 따른 지방 의료시스템도 발전시키기 위해선 민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 인프라 조성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민간의료계와의 논의를 통해 합리적 지원 금액 및 방법 마련 △병원 뿐만 아니라 의료진 특근에 대한 인센티브 메커니즘 마련 △충분한 조사를 통한 현실적인 예산지원 △중환자실 근무 인력 확충 및 관리를 통한 인력 동원체계 구축 △전문가 협동진료체계 구축 등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0-04-23,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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