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지불제도 개혁과 관련해 원론적으로는 총액계약제 도입에 찬성하지만 의료전달체계와 지불제도 해법, 보장성 강화를 함께 모색할 수 있는 메카니즘을 만들어 제도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최로 지난 17일 오후 서초동 심평원 별관(평화빌딩)에서 열린 '제18회 심평포럼'에서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사회보험연구실장은 "총액계약제 현실적용에 있어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비급여 자료 축적과 제도 기획, 의료계 동의를 구하는 과정까지 최소 4~5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 실장은 "큰 틀인 지속가능성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 지를 놓고 볼 때 총액계약제는 갈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의료전달체계와 지불제 해법, 보장성 강화를 함께 모색할 수 있는 메카니즘을 만들어 제도화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OECD 보고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에 공감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개선방안을 내놨다.
김윤 서울의대 교수는 "지불제도 개편이 없으면 현 의료비 증가세를 막을 수 없고 시스템의 지속가능을 담보할 수 없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와 연계한 보장성 강화의 문제는 최근 2~3년간 급증한 비급여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철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단장은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유니폼 베네핏' 즉 획일적인 수용에 있다"며 "다양한 아이템과 각기 상황에 맞는 개별 적용에 대한 문제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권용진 서울의대 교수는 OTC 슈퍼판매를 통해 일반약 가격을 낮춰가야 한다는 OECD 보고서에 대해 "단순 재정효과 측면보다는 소비자 관점에서 선택권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첫번째 시도가 일반약 슈퍼판매"라며 "소비자 권한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소비자 관점에서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은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대표로 나선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현재까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진료비 지불제도인 총액계약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토론을 통해 박 과장은 현 상황에서의 총액계약제 도입 문제점과 전제조건을 언급했다. 즉, 총액계약제 추진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개념적으로 파이(총액)를 정해놓고 나눠먹으라는 얘기인데 한정된 파이에 의료인력이 늘어나면 어떻게 수용하겠느냐"며 문제점을 짚었다. 따라서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해서는 의사인력 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시점이 돼야 도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박 과장은 "의사인력 공급률이 안정화되는 시점에는 총액계약제를 공격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인력 정책추진에 대한 선제적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행위별수가 부문은 가격과 행위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과장은 "수가에 대해 가격만 갖고 논하지만 가격과 행위량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증감에 따른 느슨한 형태의 수가결정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위별수가와 DRG, 총액계약제 등 어떤 방식으로든 지불제도 추진에 있어 의료서비스의 질(적정성 평가와 가감지급 등 지속 시행)은 반드시 담보돼야 할 것이라는 것이 박 과장의 견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0-11-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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