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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환자쏠림 돈으로 못막는다
1,2차기관 서비스 혁신 우선…약값 등 차등화 실효성 논란
복지부, 건정심 전체회의 일정 무기연기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으로도 쉽게 상급종합병원(대형병원)으로 향하는 일부 환자들로 인해 정작 전문치료를 받아야 할 중증환자들이 기회를 놓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효율성면을 놓고 볼 때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방법'의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보건당국의 최근 방안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우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제도개선소위원회가 최근 논의한 '각급 의료기관의 진찰료 통합방안'과 '의료기관 종별 외래약제비 차등화 방안'이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집중화 현상을 완전히 해소할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환자가 부담할 약제비가 60%로 인상된 상황에서도 지불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금전적 부담을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종별 진료비 수입 격차가 줄어들면 대형병원이 감기 등 경증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인력을 줄이는 대신, 중증 질환자 중심으로 진료시스템을 확충·정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동네의원인 1·2차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유입돼 건강보험 재정 누수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

문제는 대형병원 진료비 인하가 1·2차 의료기관의 환자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 진료비 인하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병원의 진료비를 낮추면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09년 7월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비를 50%에서 60%로 올렸던 전례가 있다. 이후 당국에서 내놓은 통계자료에 따르면 인상 후, 소폭 둔화되기는 했으나 경증 환자의 내원 증가율이 여전히 증가세에 있는 점으로 볼 때, 환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환자의 지불능력에 따라 의료기관 접근권이 제한될 위험이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복지부의 방안에 따르면 인상된 약제비를 환자가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면 아무리 중증질환자라 해도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당초에는 다빈도 50개 경증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계획이 제도소위 논의 과정에서 중증질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로 확대된 점이다. 또한 처음부터 상급종합병원에 간 환자와 1차 기관인 의원을 거쳐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에 간 환자의 약제비 부담 비율을 60%로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대형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 환자들이 있는 현실에서 당국의 이 같은 방안은 환자들에 대한 배려가 실종됐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황 모씨(71, 남)는 "몸이 아픈데도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좋은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이 양산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스럽다"며 새 방안에 대해 우려했다.

게다가 중증환자들의 경우 1차 진료기관인 의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도사리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일부 중증 환자의 경우, 의원에 합병증 치료를 위해 내원하면 상급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한다는 점이다. 이는 의원 내에 안전한 치료장비의 부재 또는 중증질환자를 치료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를 염려해서 벌어지는 일로, 이 경우 환자는 어쩔 수 없이 상급 의료기관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동네의원에서의 환자 떠넘김 현상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어떤 대안도 없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자칫 일부 중증환자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대학병원의 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으로 '주치의제도'를 꼽기도 한다. 주치의제도를 통해 동네의원을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 환자가 믿고 찾아갈 수 있도록 동네의원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자는 대안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방안의 문제는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환자에게서 찾고 있다는데 있다"며, "환자들이 동네의원의 의료서비스 질에 만족 못하고 있고, 의원도 부담스러운 환자들은 대학병원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의 이번 방안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즉, 해법을 환자에게서가 아니라 환자들이 신뢰할만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제도 및 건강보험 개선, 본인부담률 조정 등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에 대해 일부 혼선이 있는 만큼 국민과 이해관계자로부터 확실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책안을 보다 체계화하고 가시화한 뒤에 발표키로 하고 당초 이달말 예정됐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일정을 무기연기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1-01-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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