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보건계정(Health Accounts) 비교연구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을 2007년 기준 55.8%로 저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진료비지불보상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는 주장이 국회 차원에서 나와 주목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오는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펴낸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현행 의료보장체계의 보장성이 약해 의료비 때문에 생계에 지장을 받는 국민이 약 900만명을 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총진료비 중 건보재정이 부담하는 금액이 본인부담금보다 약간 많은 정도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급여확대는 우선적으로 '효능과 비용효과성(cost-effectiveness)에 관한 근거 중심(evidence-based)의 의사결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별로 특정검사나 치료 항목에 대해 점차 건보급여를 적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지만 급여항목 선정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강보험이 존재하는 이유가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건강보험의 충격완화 기능 강화에 목표를 둬 저소득층의 본인부담비용부터 덜어주는 쪽으로 급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장률 제고(급여율 향상)를 통한 보장성 강화 정책의 근본 목적이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는 것인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질환의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비 부담이 일정 수준 이상인지를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치료를 위해 의학적으로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며 대체가능하지 않은 의료서비스 群(Guaranteed Health Care Package)의 경우, 원칙적으로 모두 건보재정에서 보조해줘야 한다는 식의 대원칙과 정책방향부터 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원칙을 먼저 수립하지 않으면, 입원환자 식대와 기준병실차액료 등을 건보재정에서 급여했다가 다시 철회하는 등의 과오를 범했던 2006~2008년 사이의 보장성 확대 정책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국가보건서비스(NHS)에서 급여인정과 관련한 기술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영국의 NICE(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ICE는 1999년 설립되어 NHS를 기반으로 하되 임상적인 효능과 비용효과성을 기준으로 NHS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독립적인 기관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진료비지불보상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균수명 증가, 인구구조 고령화, 진단기술의 발달과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등 건보재정지출을 팽창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재정안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행위별 수가제(fee-for service)'를 근간으로 의사의 진료에 대해 보험자가 보상하는 방식(진료비보수지불방식)을 개혁하지 않는 한 건보재정은 안정화되기 어려우므로 보장성을 강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행위별수가제 하에서는 서비스 양의 증가가 의료기관의 수익과 직결되므로 의료공급자는 서비스 양을 늘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건보재정 안정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정 크기의 비급여 부문이 상존하는 구조에서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 신의료기술 및 장비의 개발과 도입이 촉진되는 경향이 있으며,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서비스를 보다 많이 제공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노인인구 및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 평균수명 연장, 의료기술 발달 등 국민의료비 지출 확대 요인이 건보재정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압박이 향후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행위별수가제'를 폐지하고 진료비지불제를 개선하는 대안이 건보재정을 보호하고 보장성 확대를 위한 근본적 처방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1-08-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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