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자가 설계 당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급여등급 판정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장기요양대상자의 등급 인정 유효기간을 현행 1년보다 더 늘리고 등급 세분화를 통한 대상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 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인정자 규모는 2008년 7월 14만7000명이었으나 올해 2월 32만4000명으로 급증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당시에는 노인인구 대비 2.9%가 대상자였지만 현재는 노인인구의 5.6%로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초기에는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1∼2등급의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재가급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제도에 대한 홍보가 확대돼 2∼3등급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등급판정위원회로부터 1등급을 받은 인정자는 2008년 7월 5만명에서 2012년 2월 4만명으로 줄어든 반면, 3등급은 5만7000명에서 21만2000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 기간 2등급은 3만9000명에서 7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기능상태가 최중증인 노인을 주요 대상으로 두고 설계했던 장기요양보험의 대상이 기능상태 경증인 노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등급 세분화로 대상자 늘려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질병 등으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요양비를 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 도입된 사회적보험이다. 첫해 14만6000여명(노인인구의 2.9%)이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로 선정된 이후 매년 급증해 올해 2월 현재 32만3000여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노인 인구의 5.6%로 비교적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1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3등급 체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기요양보험에서는 요양인정점수가 95점 이상이면 1등급, 75점 이상∼95점 미만이면 2등급, 55점 이상∼75점 미만이면 3등급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1∼3등급에 들지 못하면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등급판정을 위한 방문조사시 등급 안에 들기 위해 요양 대상자의 상태에 대해 허위진술을 하는 부작용도 종종 생기고 있다.
이윤경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1~3등급에 진입하지 못해도 일정 수준의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등급 내에 들기 위한 최저 점수를 55점 이하로 낮춰 요양 대상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등급도 세분화해 차등적인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등급 유효기간 짧아 행정낭비 및 불편 초래=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로 선정돼도 1년이 지나면 다시 심사를 받아 수급권을 유지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건강보험공단의 방문조사를 비롯해 등급판정위원회의 심사 등 거의 모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들은 몸 상태가 쉽게 호전되기 어렵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년마다 재심사를 받는 것은 과도한 행정 수요를 발생시키고 수급자의 불편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들의 3년(2009∼2011년) 연속 동일 등급 유지 비율은 1등급이 69.4%, 2등급 56.4%, 3등급 81.3%에 달한다. 따라서 수급자의 몸 상태가 더 악화돼 낮은 등급에서 높은 등급으로 이동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등급 인정기간을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기요양대상자를 위한 종합적 서비스 필요= 현행 체계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만 중점 두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상자를 선정한 후 대상자가 어떤 요양서비스를 어디에서 받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상담해 주는 서비스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금도 이런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향후 요양서비스 이용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요양서비스 대상자를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장기요양 대상자를 어느 수준까지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 부족을 시사하며 이 같은 규모는 일상생활수행능력 제한자의 상당부분을 포괄하고 있는 규모라 파악된다.
◇등급 세분화해 차등급여 이뤄져야= 따라서 장기요양 대상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공적제도로서 우리사회에서 어느 범위까지를 서비스 대상자로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사회보험방식의 보편적 복지방식임을 고려할 때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일상생활수행능력(ADL)의 제한자를 1차적 대상자로 하고 일상생활수행능력에 큰 제한은 없으나 계속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치매질환자를 2차적 대상자로 제안한다.
다만, 대상자의 확대와 함께 반드시 등급을 세분화해 차등급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심사자료의 제공으로 등급판정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등급판정위원회는 1차 판정(통계 모형)이 갖고 있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체계로서 현재보다는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지만 등급판정위원회의 구성이나 지역별 특성으로 인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2-05-1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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