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취약한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새로운 제공체계의 모형을 개발하는 한편, 그에 걸 맞는 새로운 수가지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양질의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유도하려면 좋은 성과를 내는 의료기관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성과기반 인센티브제도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윤 심사평가연구소장은 'HIRA 정책동향 7∼8월호'에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의 구축 방향'이라는 특별기고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2000년 이후 건강보험의 통합과 보장성 강화, 장기요양보험과 포괄수가제 도입 등의 개혁을 거치면서 크게 변화하고 발전해왔지만 유독 의료제공체계는 큰 정책적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채 가장 후진적인 영역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를 위한 서비스가 태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서비스도 개별 기관들이 분절적으로 제공할 뿐 제대로 된 체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지금처럼 급성기치료 중심의 분절적인 의료체계가 지속될 경우, 우리는 많은 의료비를 쓰고도 국민들의 건강수준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면, 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급성기와 비급성기 서비스가 포괄적이고 연속적으로 제공될 경우 의료비 낭비를 줄이면서도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급성기 의료서비스의 부족과 분절화에 기인한 병리현상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풍환자나 교통사고 환자의 경우 급성기치료 이후 단기간 동안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단기집중재활을 할 수 있는 병원들이 존립하기 어렵게 제도가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치매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의학적으로 비슷한 중증도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현실은 둘 사이에 기능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며, 임종을 앞 둔 암환자의 대부분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으면서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보다는 무의미한 치료를 받으면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비급성기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이유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지나치게 생의학 중심, 치료중심으로 설계된 점 △급성기와 비급성기를 막론하고 '체계' 자체가 없는 점 △새로운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기존의 단편적인 정책 등을 꼽았다.
그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기관으로부터 잘 연계·조정된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며, "특히, 의료제공체계와 그에 걸맞은 신(新) 지불제도가 동시에 추진되려면 복지부 의료정책당국과 건강보험당국이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 구축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소장은 아울러 "환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 제공체계의 모형을 개발하는 일과 그에 걸맞은 새로운 지불제도 함께 도입△양질의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유도하기 위해 좋은 성과를 내는 의료기관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성과기반 인센티브제도 필요 등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비급성기 의료제공체계 모형을 시도해보는 것"이라며, 새로운 모형의 시범사업을 통한 체험·평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3-08-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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