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질환 환자의 최선의 치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5% 본인부담률이 적용되는 항암제 급여 항목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다만, 현재의 건강보험재정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급여 항목을 확대하기 위해선 본인부담률 차등화와 위험분담제 도입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희숙 암질환심의위원회 위원장(순천향대의대 종양내과 교수)은 'HIRA 정책동향 9∼10월호'에 특별기고한 '항암제 급여화 방안'이란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2009년 건보재정 악화 우려에도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10%에서 5%로 내려 환자와 가족에게는 일면 도움이 되는 듯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건보재정의 부담이 가중돼 신기술과 새로운 약제의 급여 제한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제성 평가결과, 고가의 신의료기술이나 신약은 한정된 건보재정의 압박을 가져 올 수 있다는 판단으로 5% 본인부담으로 급여할 수 없으므로 전액 본인부담 급여의 방식을 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이는 원래의 보장성 강화의 취지에 역행하는 소치로 암환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게 되는 불행한 사태"라며, "많은 암환자는 전액본인 부담해야 하는 새로운 약제를 사용할 수 없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없을 뿐 아니라 결국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항암제의 급여율은 70%로 전체 신약 급여율 73%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암환자의 경우, 치료 약제 중 4분의 1이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절망적인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따라서 건보재정을 적절히 보존하면서 암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효과를 기대하는 대안으로 본인부담 차등화와 '위험분담계약제' 도입을 제안했다.
'위험분담계약제'는 건보재정 부담을 감안해 제약사와 보험자가 약제 비용을 분담하는 것으로, 신약이 우수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나 최종적으로 나타날 가치에 불확실성이 있을 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해 성과를 평가하고 그와 연계한 지불 및 가격 결정이 이뤄지는 계약 방식을 의미한다.
그는 "항암제의 본인부담률을 근거 중심으로 효용성을 평가해 다양하게 적용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대비 효과와 임상적 유용성, 강도 등에 따라 5%, 10%, 20%, 50% 등의 차등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아울러 "정부는 고가항암제 공급을 위해 급여평가기준의 완화를 꾀할 수도 있지만 가격협상의 다양화를 도모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항암제의 평가기준 완화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희귀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에 대해선 별도의 기금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험분담제도 도입을 위해선 가격 할인, 환급, 약가변동 조건부 급여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진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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