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재시행을 앞두고 있는 '의약품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거래가격을 신고할 경제적 동기가 없는 요양기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제대로 된 약값 인하 효과를 거두려면 병원 등 요양기관의 실거래가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정책당국(정부)이 직접 실거래가 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약가 지불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박실비아 의약품정책연구센터장)에 따르면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병원이 의약품을 건강보험이 정한 상한가보다 싸게 사면 그 차액의 70%를 병원에 돌려주는 제도로,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로도 불린다. 상한가보다 싸게 유통된 약은 나중에 상한가 자체가 인하된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도입됐다가 일괄 약가 인하가 단행된 2012년 2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이 중단됐다. 정부는 내달부터 재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 센터장에 의하면 실거래가제는 의약품 실제 거래 가격의 인하를 촉진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실제론 약품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외래 부문의 약값 인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또한 저가구매 인센티브가 대형병원에 집중되면서 건보재정 역시 대형병원에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저가구매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혜택도 대형병원 환자에게 집중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박 센터장은 이처럼 병원 자체 신고로 약값 조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직접 의약품 시장가격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조사 및 표적조사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실거래가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건보약가 변동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인센티브 편중 해소를 위해선 대형병원에 대한 지급률은 현행보다 낮추되, 소규모 병원은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또 건보약가 지불제도의 개선방안으로 의약품 사용의 적정성 제고를 촉진하는 지불제도를 제안했다.
의료공급자가 전문적 판단을 통해 불필요한 의약품 처방을 줄이고 약품비를 절감토록 하는 재정적 동기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 대체 가능한 의약품 중 저가의약품 사용을 촉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총 약품비 지출 규모의 예측 가능성 제고 및 통제력 강화를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약품비 관리 정책은 약가 통제에 집중돼 이러한 약가 관리 중심의 정책은 약품비 통제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연간 총 약품비 지출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보험자와 제약사, 의료공급자가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총 약품비 지출 목표의 수준은 기술 발전과 합리적 자원 배분에 관한 계량적 근거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없으며 국가와 사회가 감당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는 재정규모와 지출 수준을 고려해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1인당 약품비 규모는 445달러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편이지만, 약품비 증가속도는 2011년 기준 5.2%로 OECD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4-01-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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