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건강수준이 높은 고소득층의 대형병원 이용률이 저소득층에 비해 최고 2.4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기와 같은 소액경증질환의 경우 의료기관 이용률에 있어 별 차이가 없으나, 정작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암 발병 시 저소득층의 의료기관 이용률은 고소득층에 비해 4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경화 국회의원(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최고소득층인 1분위(월 평균 소득 678만2,046원)와 2분위(426만5,809원)의 경우 대형병원(3차병원)의 입원 이용률이 2%를 넘는 반면에, 저소득층인 15분위(106만3,438원)부터 20분위(53만9,433원)까지는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입원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이 같은 격차는 상대적으로 본인부담이 낮은 종합병원·병원·의원급으로 갈수록 적어졌다.
종합병원의 입원 이용률은 저소득층인 15~20분위 구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14분위 이상부터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률이 역시 증가하다가 4분위부터는 다시 감소해 고소득층은 종합병원보다는 보다 고급진료를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병원급 입원이용률은 고소득층일수록 증가하기는 하지만 대형병원에 비해서 이용률 격차가 적어 소득계층간 별 차이가 없으며, 동네의원은 더욱 격차가 드러나지 않았다.
최고소득층의 이용률만 두고 보았을 때도 3차병원의 이용률이 2.18%인에 반해 종합병원의 이용률은 1.82%, 병원은 1.03%로 고소득층 환자들이 상급의료기관으로 몰리는 경향을 보여줬다.
반면에 최하소득층의 경우 3차 이용률이 0.91%로 종합병원 이용률(1.64%)이나 병원 이용률(1.14%)에 비해 낮다는 점은 저소득층의 대형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건강수준이 열악한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의료기관의 이용률이 낮다는 것은, 저소득층의 경우 위중한 질환으로 대형병원의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에도 중소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특히 암 발병 시 소득계층별 의료기관 이용률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감기와 같은 소액경증질환의 경우 최고소득층의 이용률이 43.85%, 최저소득층의 이용률이 41.1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암과 같은 고액중증진료의 경우에는 0.45%에서 0.21%로 약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저소득층은 자신의 소득에 비해 과중한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나, 최하분위 저소득자의 소득 중 본인부담비율(월 법정본인부담/월 소득)은 평균 3.43%이지만 최고분위 고소득자의 본인부담율은 평균 0.6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보험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료기관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낮은 소득수준이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 특히 생명을 다투는 암과 같은 고액중증질환의 경우에도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액중증질환자에게 필수적인 대형병원의 입원 진료의 경우에도 높은 급여 및 비급여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저소득층 환자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OECD 소속 24개 국가 가운데 10개국이 지금도 입원환자에 대해 전혀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도 일당정액제 방식 등으로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로 돌아선 것과 때를 맞춰, 최소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고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중증 입원환자의 경우에는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최소한(10%미만)으로 줄이는 특단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에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간사 고경화 의원)는 암 등 중요질환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모두 면제하는 대만의 ‘중대상병보장제’를 기본 모델로 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중증질환 완전보장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고경화 의원은 “의료보험의 본질은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신체적 위험을 다수가 분담하는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건강보험은 치명적 위험에 노출된 고액중증의 입원환자보다는 경증환자에게 더 많은 보험재정을 투입함으로서, 질병으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는 보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대만과 같이 중증입원환자에게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중증질환완전보장제’가 도입된다면 국민의 삶의 질이 진일보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별 의료기관 이용형태는 자료실 참조>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5-04-15, 20:10
- Copyrights ⓒ 인터넷중소병원 & ihospital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