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인 ‘슬리머캡슐’의 허가반려는 미국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열린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2006년 6월, 식약청은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기업 애보트의 비만치료제 ‘리덕틸’의 개량신약인 한미약품의 ‘슬리머캡슐’에 대한 허가신청을 반려했다”며 이는 미국의 입장에서 의약품 행정을 펼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기우 의원은 “식약청이 반려사유로 든 발암성시험결과에 대한 자료의 불충분은 임상시험을 이미 거친 사안이므로 우려할만한 사항이 아니며, 더구나 이 자료는 식약청의 판단에 따라 제출여부가 결정되는 규정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측에 유리한 해석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이기우 의원은 동일한 사례에서 외국회사의 제품은 허가를 해주었다는 점에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고무줄잣대가 문제시된다고 주장했다.
다국적기업인 로슈사의 ‘셀셉트’를 염변경한 역시 다국적기업인 노바티스사의 ‘마이폴틱’은 재심사기간중에도 안전성 유효성 규정 제7조 6항을 적용, 간소한 자료제출로도 허가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식약청은 노바티스사의 ‘마이폴틱’은 염이 다른 의약품이 아닌 에스테르 화합물의 변경이기 때문에 사안이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마이폴틱’ 허가신청서에 노바티스사는 로슈사의 ‘셀셉트’의 염이 다른 제품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신약에 대해 염변경 등을 통한 방법으로 새로운 연구·개발을 통해 신약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신약보다 더 뛰어난 안전성과 약효를 가진 새로운 의약품이 개발하는 개량신약은, 기존 신약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면 제조, 판매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심사서류를 간소화’하는 등의 조치(「의약품등의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이하 ‘안유규정’)」 제7조6항)를 통해 개량신약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식약청은 한미약품의 ‘슬리머’가 염이 다른 의약품은 개량신약을 위해 규정한 ‘안유규정’ 제7조 6항에 따라 제출자료를 간소화할 수 있는 규정이 아닌 제5조 10항에 따라 신약허가시 제출을 요하는 모든 자료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자료불충분으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청의 설명은 동일한 의약품의 경우 기존 의약품의 재심사기간 중에는 5조 10항을, 재심사기간 완료후에는 7조 6항을 적용한다고 유권해석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이기우 의원실의 자료요구에 답변했다.
식약청이 판단하기에 한미약품의 ‘슬리머’는 애보트의 ‘리덕틸’과 ‘동일한 의약품’이라는 개념인데, 염변경을 통한 의약품은 미국 FDA 규정에도 오리지널약과는 다른 “개량신약”으로 규정되어 있다.
식약청이 이 두 의약품을 동일한 의약품으로 규정한 이유는 개량신약의 자료제출 간소화를 규정한 안유규정 제7조 6항이 아니라, 제5조 10항을 적용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판정할 수밖에 없는데, 슬리머에 대한 허가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개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도 이 논쟁은 계속된 바 있다.
이기우 의원은 “국내사가 개발한 품목에 대해 미국의 규정을 적용하여 허가를 반려한 사례는 현재 한미FTA협상에서 중요한 이슈로 논쟁중인 ‘허가-특허연계’를 받아들인 것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6-10-24, 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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