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를 암세포 주변에서만 집중적으로 방출하는 나노입자 약물전달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과학연구센터 권익찬 박사팀이 속이 빈 나노입자(HGC)를 만들고 이 안에 항암제를 넣어 암세포를 가진 생쥐에게 주사한 결과, 항암제가 혈관을 타고 이동해 암세포 주변에서만 집중적으로 방출되는 자기조립형 나노입자 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권 박사팀이 만든 나노 약물전달체인 'HGC'는 물을 좋아하는 긴 사슬 모양의 바이오 고분자 '글리콜키토산'과 물을 싫어하는 분자인 '콜라닉산'을 결합한 것으로 각 분자가 물과 접촉하면 성질에 따라 안쪽에는 콜라닉산, 바깥쪽에는 글리콜키토산이 모이며 공 모양을 만든다.
이 안쪽에 물에 잘 녹지 않는 항암제를 주입해 약물 전달체로 쓰는 것이다.
연구진이 밝힌 나노입자 약물전달체의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지름 280∼330㎚(1㎚=10억분의 1ｍ)의 물렁물렁한 공 형태로 되어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가 항암제를 내부에 담고 있다가 혈관을 타고 이동해 암세포 주변에서 약물을 집중적으로 방출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에 형광물질을 붙이고 물에 녹지 않는 항암제 '캠토테신(CPT)'을 안에 넣어 인간 유방암 세포를 가진 생쥐에게 주사한 뒤 나노입자의 이동과 항암 효과 관찰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정맥주사로 투여된 나노입자는 암세포 주변에 집중적으로 침착되면서 항암제를 일주일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박사는 "암은 정상세포와 달리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많은 영양분이 필요해 주변에 조직이 엉성한 혈관을 새로 만든다"며 "나노입자는 이런 엉성한 혈관을 빠져 나와 암 조직에 침투해 항암제를 방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암제가 들어 있는 나노입자는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항암제를 서서히 배출해 약효가 오래 지속되고 분해된 나노입자는 소변 등으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8-03-18,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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